LG ‘수트봇’ ‘홈봇’ 등 8종 전시… 가정용 분야는 90%가 中 업체
소니, 반려 로봇 ‘아이보’ 공개
삼성은 사업 진출 시기 ‘저울질’
LG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파트너 SG로보틱스의 공경철 대표가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IFA) 2018 기조연설 무대에 섰다. 하체 힘을 키워주는 ‘워크온 수트’ 로봇을 입은 채였다. 공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는 누구나, 또 언제나 로봇을 입을 것”이라며 축구공 모양의 대형 풍선을 무대 위로 올려놨다. 공 대표가 오른 다리의 로봇을 작동한 뒤 풍선을 차자 공이 관람석 위로 쭉 뻗어나갔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를 찾은 로봇들이 다양해졌다. LG전자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가 될 서비스(생활)·상업·산업·웨어러블 로봇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로봇 사업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신제품 ‘클로이 수트봇’을 비롯해 기존 홈봇·안내로봇 등 로봇 8종을 전시했다. 수트봇은 입는 사람이 더 큰 하체 힘을 낼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가정용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IFA에 서비스 로봇을 출품한 30여 업체 가운데 90%가 중국 업체였다. 서비스 로봇은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비슷하게 음성인식 비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로봇이 이용자를 찾아가 먼저 서비스를 제안하는 ‘집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유비테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링스’를 전시했다. 링스는 장난감처럼 갖고 놀 수 있는 반려 로봇이면서 주인이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아바타다. 유비테크 부스 직원이 링스에게 춤을 춰달라고 말하자 링스는 곧장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재롱을 피웠다. 이어 직원이 태블릿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라’고 명령하자 링스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직원은 “모션 인식 기능과 녹화 기능도 있어 링스를 CCTV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로봇업체 티미도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을 공개했다. 티미는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라이다 센서 등을 장착하고 있어 실내를 자유롭게 움직인다. 특히 ‘팔로잉 모드’를 켜놓으면 이용자를 졸졸 따라다니며 음성인식 비서 역할을 한다.
일본 소니도 올해 1월 출시한 반려 로봇 ‘아이보’의 신제품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소니 직원이 아이보에게 말을 걸자 아이보가 눈웃음을 짓고 꼬리를 흔들었다. 다만 아이보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등 완성도는 떨어졌다. 소니 직원은 “에러가 난 것 같다”며 서둘러 아이보를 수거해갔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진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은 전날 IFA 기자간담회에서 “AI가 머리라면 로봇은 팔다리”라며 “무슨 제품을 내놓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머리를 만들고 나야 똑똑한 팔과 다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생활·상업·웨어러블… ‘미래 먹거리’ 로봇 경연장
입력 2018-09-02 18:35 수정 2018-09-0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