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육군 출신의 정경두(58·공사 30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30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양호 전 장관 이후 24년 만의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 출신 송영무 장관에 이어 비육군 인사가 국방 수장에 다시 지명된 것이다. 육군이 중심이던 군을 개혁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의미가 있다.
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 속에서 각 군을 지휘·감독하며 국방개혁 과제를 완수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을 마무리하고 군 구조 개편과 장성 수 감축, 시대 변화에 맞는 전력 구축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정 후보자는 “안보 상황이 많이 변화하고 있는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국민의 지엄한 명령인 국방개혁 완성을 통해 ‘강한 안보’ ‘책임 국방’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기보다는 참모들 의견을 경청하는 스타일이며, 업무 처리도 꼼꼼한 것으로 알려졌다. F-5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2800시간 넘는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 남부전투사령관과 공군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총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후보자는 지난해 8월 23년 만의 첫 공군 출신 합참의장으로 임명됐다. 합참의장직을 수행한 지 1년여 만에 국방 수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지난 3월 공개된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서울 강서구 아파트와 예금을 포함해 10억9594만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군 수뇌부 후속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다. 창군 이후 최초로 짜였던 기존의 비육군 장관·합참의장 체제에서 비육군 장관, 육군 출신 합참의장으로 진용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임과 교체 전망이 엇갈렸던 송 장관은 결국 취임 1년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을 지난 3월 16일 보고받고도 3개월 넘게 제대로 청와대에 보고하거나 수사 지시를 내리지 않은 책임이 교체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달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무사 간부들과 계엄 문건의 보고 시간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 점도 송 장관의 리더십에 상당한 상처를 냈다.
다만 송 장관은 군내 기득권의 반발을 초래했던 국방개혁 과제를 특유의 추진력으로 밀어붙여 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F-5 전투기 조종사 출신 정경두, 송영무 이어 국방개혁 명 받다
입력 2018-08-31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