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감찰했던 이석수, 국정원 넘버 2에 발탁

입력 2018-08-31 04:04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석수(55)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깜짝 임명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대통령 측근의 비위를 감찰했던 인사를 국정원의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고위직으로 발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신임 실장은 전 정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특별감찰관이었다. 이 실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도화선이 된 미르·케이스포츠재단 불법모금 의혹을 처음으로 내사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비위 혐의를 포착하고 감찰을 진행하던 그는 언론사에 기밀을 누출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이 실장은 2016년 8월 사표를 냈다.

지난 5월 검찰이 이 실장의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게 됐다. 이 실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다뤘던 이광범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를 역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원칙을 끝까지 밀어붙인 측면을 높게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임 방위사업청장에는 왕정홍(60) 감사원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감사원 출신이 방위사업청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왕 청장은 공직생활 중 29년을 감사원에서 보내고, 차관급인 감사위원과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감사 전문가다.

양향자(51) 신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광주여상을 졸업한 뒤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했다. 2014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고졸 출신 첫 여성 임원에 올랐다. 2016년 1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부영입 인사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재숙(57) 신임 문화재청장은 30년 넘게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며 현장을 누빈 베테랑 언론인 출신이다. 김 대변인은 “오랜 취재 활동을 통해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을 구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