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출차 야적장에 태양광 발전시설 짓는다

입력 2018-08-30 18:40
산업통상자원부와 울산시, 현대자동차, 한국수력원자력, 현대커머셜이 30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다자간 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병희 현대커머셜 부사장,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 김현철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 국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현대자동차 제공

민간기업과 공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재생에너지 발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재 6%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는 30일 울산시,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울산 롯데호텔에서 현대차, 울산시, 한수원, 현대커머셜은 태양광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다자간 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태양광 발전사업 최초로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공동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차는 부지 임대와 지분 투자, 울산시는 인허가 및 행정지원, 한수원은 지분 투자와 사업 추진 및 관리, 현대커머셜은 금융자문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현대차 울산공장 내 수출차 야적장과 주행시험장 등 약 26만4000㎡ 부지를 활용해 구축된다. 완성차 대기장 등 기존 용도를 유지하면서 지붕 형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부지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환경 훼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2단계 공사를 거쳐 27㎿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완공되면 연간 3500만㎾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1만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같은 용량의 전기 생산을 위해 발전설비에 투입되는 원유 8000t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30년생 소나무 약 25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연간 약 1만6500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향후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서 나오는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태양광 발전 연계시스템으로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에도 충남 아산공장에 지붕발전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1150만㎾h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번 태양광 발전사업은 민간기업과 공기업 모두에 윈-윈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판매해 전력판매 수익을 거두고 현대차는 부지 제공 대가로 토지사용료를 받게 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훌륭한 사업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에 이익이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