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시비 총회 재판국 대신 화해조정위 설치를”

입력 2018-08-30 00:00
예장통합은 다음 달 10일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제103회 총회를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에서 열린 제102회 총회 모습. 예장통합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다음 달 10∼13일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서 열리는 제103회 총회를 앞두고 1272쪽 분량의 ‘회의안 및 보고서’를 확정해 29일 배포를 시작했다. 명성교회 목회 대물림(세습)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재판국 폐지와 총회 기구 개편, 동성애 이슈 등이 주요 안건으로 포함됐다.

예장통합 총회장인 최기학 목사는 활동 보고서를 통해 “뜻을 함께해 주신 67개 노회, 9096개 교회, 273만여 성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최 목사는 지난 회기의 성과로 교단의 마을목회 세미나, 경북 포항 대지진 구호, 종교인소득세 시행 준비, 동성애 관련 교단 입장 발표 등을 꼽았다. 그는 이번 총회에서 림형석 부총회장에게 총회장직을 인계한다.

제103회 총회와 관련, 총회 대의원(총대) 확정부터 여의치 않았다. 명성교회를 둘러싼 갈등으로 서울동남노회가 총회에 파송할 총대를 결국 확정하지 못했다. 이들을 뺀 총대 수는 최종 1464명으로 집계됐다.

각 노회가 총회 안건으로 다뤄 달라고 제청하는 ‘헌의안’에서도 명성교회 관련 이슈가 두드러졌다. 경남노회 진주남노회 등에서 총회 재판국의 폐지를 다루는 헌의안을 올렸다. 진주남노회는 제안 설명에서 “불공정 재판 시비로 재판국원이 교체됐음에도 상식을 벗어난 재판으로 세상 언론에 가십거리가 되고 말았다”며 “총회 재판국 대신 화해조정위원회를 설치하자”고 밝혔다. 총회 재판국은 지난 7일 명성교회 관련 재판에서 최종 결정을 표결에 부쳐 8대 7로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청빙한 게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총회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총회 혁신위원회’를 태스크포스(TF)팀 형태로 신설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서울강북노회 대전서노회 경서노회가 이를 요구했다. 전북동노회와 광주노회는 총회 본부를 5개 부처로 축소할 때 ‘농어촌’ 명칭을 부서 이름에 넣어 도농상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남노회는 “목회자 안식년 때 성도들이 담임목사 신임을 묻는 사례가 없도록 총회에서 결의해 달라”는 제안도 했다.

동성애 관련 이슈도 언제든 불붙을 수 있다. 총회가 ‘동성애는 죄악이고 명백히 반대하나, 동성애자 역시 구원 대상이어서 혐오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확정했음에도 포항노회 경안노회 등은 ‘미흡하다’며 강경 대응을 요구했다.

한편 장로회신학대 학생 736명은 재판국의 명성교회 목회 대물림 유효 판결에 항의하는 동맹휴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총회가 열리는 다음 달 10일까지 오후 수업을 거부한다. 안인웅 장신대 총학생회장은 “학내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이후 29년 만에 동맹휴업을 결의할 만큼 절박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엔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목회자대회’가 예고돼 있다. 기념관을 관리하는 유지재단이 장소 이용을 불허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30일 열린다. 이근복 대회 준비위원장은 “총대들을 포함해 1000명 넘는 목회자가 대회에 모일 것”이라며 “명성교회 판결 무효와 2013년 총회가 통과시킨 ‘교회세습금지법’의 취지를 재확인하는 결의를 총대들에게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김동우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