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교 안 가면 죽거나 눈멀 사람, 장애인 될 사람 너무 많아”

입력 2018-08-30 00:02
서울 성은교회 성도들이 지난 14∼18일 태국 치앙라이에서 해외단기선교 봉사활동을 펼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은교회 제공
서울 성은교회(김인환 목사·사진)는 매년 40여명씩 해외 의료선교를 다녀온다. 2010년 시작해 올해 9년째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10여명이 동참한다. 나머지는 미용 및 사역팀이다. 아픈 현지인들을 치료하고 미용봉사를 한다. 현지 아이들 대상으로 음악·미술을 가르치고 복음도 전한다.

올해는 지난 14∼18일 태국 치앙라이에서 의료선교를 진행했다. 태국 소수민족을 위한 ‘싸아싸학교’를 거점으로 사역했다. 김한주 신세계병원장 등 의사 7명과 약사 4명, 간호사 6명이 함께했다. 김인환 목사도 참여했다. 매년 의료선교에 동행한다는 김 목사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났다.

“이번에 방문한 태국은 구충제가 귀한 곳이에요. 어떤 아이는 기생충 50개가 나왔어요. 팔이 부러진 아이도 있었는데, 우리 안 만났으면 그냥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치료비를 대주고 큰 병원에 보냈어요.”

성은교회의 해외 의료선교는 김 목사가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김 목사는 미국 뉴저지주 갈보리교회에서 목회했다. 그땐 의료인들이 해외선교를 많이 다녔다. 러시아도 가고 중남미도 갔다. 성은교회에 부임한 김 목사는 해외로 의료선교를 가자고 했다. 처음엔 이런저런 핑계를 댔다. 이들을 설득하는 데 9년이나 걸렸다.

처음 간 곳은 중국이었다. 북만주 조선족을 진료했다. 이들이 만난 조선족 대부분의 혈압수치가 200 이상이었다. 금방이라도 뇌졸중으로 쓰러질 사람들이었다. 혈압약을 먹이자 수치가 확 떨어졌다. 그때 함께 간 의료인들이 의료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성은교회는 몽골 러시아 중국 네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다녀왔다. 현지에서 수술할 수 없는 환자는 한국에 데려와 수술시킨 적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눈에 가시 박힌 사람을 고쳤다. 가시를 안 빼면 실명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진료한 안과의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의료선교에 참가하겠다”고 결심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가지 않으면 혈압으로 쓰러질 사람, 눈이 멀 사람, 장애인이 될 사람이 너무 많다”며 “그런 상황을 보고 온 이들이 매년 선교지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의료인 외에도 함께 현지를 찾은 미용 및 사역팀 성도들도 큰 도전을 받았다. 특히 자녀들이 의료 선교사가 되겠다고 헌신하는 일들이 이어졌다.

이젠 사역의 폭을 넓혀 아프리카로 향할 계획이다. 내년에 케냐로 의료선교를 떠난다. 김 목사는 “우리가 가진 달란트로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게 당연하고 많은 교회가 그 일을 감당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아직 마음뿐인 교회가 있다면 우리 교회의 작은 섬김에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