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 공공기관들 엉터리 채용… 잘못된 인·적성 검사로 당락 바뀌고 前 직원에 최고점 부여

입력 2018-08-29 18:52
광주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들이 엉터리 인력채용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 감사위원회가 지방 공공기관의 채용실태와 직장 내 갑질행위 등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다.

시 감사위는 “민선7기 들어 산하 공공기관의 부당한 직원채용 등을 무더기 적발해 중징계 등을 의결하고 채용대행 업체는 수사의뢰했다”고 29일 밝혔다. 부당하게 탈락한 지원자는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직원 채용을 전문 업체에 위탁한 광주시도시공사의 경우 인·적성 검사결과를 반영해야 되는 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 채용대행 업체가 엉뚱한 검사결과를 통보하는 바람에 2명이 부당하게 채용되고 1명이 불합격 처리되는 등 당락이 뒤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신용보증재단도 합당한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과거 재단에 근무한 직원이 응시할 경우 안면이 있는 직원이 시험위원에 위촉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다. 시험위원이 된 직원은 면접에서 전 직원에게 최고점을 주어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블라인드’ 채용원칙도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복지재단은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고 무기계약직을 무단 채용했다. 채용공고를 시청 홈페이지에 아예 싣지 않았다. 시 감사위는 도시공사 채용대행 업체를 경찰에 수사의뢰하고 손해배상을 받도록 했다. 도시공사에 부당 채용된 2명과 불합격 처리된 1명은 법적 절차를 거쳐 채용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시 감사위는 또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적 발언으로 언어·정신적 폭력을 가한 시청 직원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구멍 뚫린 인력채용이 취업난에 신음하는 지역청년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이 이뤄지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