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다 따야죠. 저도 100개가 걸려 있으면 100개를, 1000개가 있으면 1000개를 다 따고 싶습니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코리아하우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 4명과 김성훈 총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웃지 않았다.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일궜음에도 분위기가 무거웠다. 여자 단체전에서 6연패를 이뤄낸 장혜진은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했고,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이번 대회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 종목 석권을 당연시하는 여론은 양궁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한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국제대회 룰은 계속 변경됐다. 전체 화살의 점수를 누적하던 데서 3발씩의 결과를 세트점수로 바꿔 합산하는 것으로 경기 방식이 바뀐 뒤, 선수들은 조금씩 전력 평준화를 느꼈다고 한다. 장혜진은 “정상을 지키려는 부담감에 소극적으로 변해 갔는데, 다른 나라 선수들은 ‘져도 본전이고 이기면 잘한 것’이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에 대한 도전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최보민은 “다른 것 없다. 사선(射線)에 서면 누구보다 나를 믿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감독은 “서울대는 아무나 가겠느냐”며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조금 더 충실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양궁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묻던데 아무 일 없다. 2020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룰 계속 바뀌어 실력 평준화…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입력 2018-08-29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