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목은 ‘풍향잡이’입니다. 특전사령부 공수부대 낙하 때 제일 먼저 수송기에서 뛰어내립니다. 뒤의 대원들이 여러분을 보고 바람 방향과 위험도를 감지합니다. ‘목군’이 아니고 군목입니다. 목회도 좋지만 군인이 먼저입니다. 군인의 길을 빨리 배우고 적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방부 군종정책과장인 대령 이정우 목사의 이야기에 장교가 될 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의 군경교정선교부는 28일 인천 동춘교회(윤석호 목사)에서 제102회기 군종사관후보생 수련회를 열었다.
2박3일 일정 가운데 이틀째였던 이날 군목으로는 가장 높은 대령 계급인 이 목사는 리더십과 함께 ‘에큐메니컬’을 강조했다. 에큐메니컬은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강조하는 예장통합의 핵심 정신이다. 이 목사는 “군에선 팀워크가 생명이며 하나가 돼야 한다”며 “내가 양보해서라도 일치를 이루는 에큐메니컬 정신으로 연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은 장로회신학대 연세대 숭실대 등에서 신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군종사관후보생 선발 시험을 보도록 돕는다. 이어 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이 신학대학원을 거쳐 목사안수를 받은 후 입대해 장교로 임관할 때까지 장학 지원을 한다. 내년부터 2023년까지 임관하게 될 군종장교후보생 30명이 이날 수련회에 참가했다.
리더십 외에 실제 군 목회에 대한 ‘깨알’ 팁도 소개됐다. 충북 청주 공군 17전투비행단 소속 대위 장문수 목사는 “전도사 사역을 할 때는 중고등부를 꼭 해봐야 한다”면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자라나 사병이 돼 군인교회에서 곧 신우로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육군이 전투를 함께하는 군종 목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추세라면, 공군은 기지별로 군인교회 사역을 더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공군 군인교회의 경우 새벽기도 수요 금요 주일 예배 등 일주일에 11번 설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른쪽 옷깃엔 대위 계급장, 왼쪽엔 노란 십자가가 수놓인 전투복 차림의 장 목사는 새벽기도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비행훈련 때 무사 귀환을 바라는 지휘관과 조종사들을 위해 안전을 바라는 기도가 필수”라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 “결혼부터 하고 임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사모와 함께 군인교회를 이끌면 동력이 2배”라며 사관후보생 시절 ‘불꽃’ 연애를 할 것을 주문했다.
대한민국 군대엔 1004개의 군인교회가 세워져 있다. 군종 목사는 260여명, 군선교 교역자는 650여명, 군 간부 가운데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기독군인연합회(MCF) 회원은 6만여명이다. 예장통합 군경교정선교부 고은숙 과장은 “이들이 있기에 전체 장병의 55%인 35만 기독 장병들이 진중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교가 없는 국가에서 군종제도가 60년 넘게 자리를 잡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건 큰 은혜”라고 덧붙였다.
인천=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군목은 병사들의 풍향잡이… 에큐메니컬 정신으로 선도해야”
입력 2018-08-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