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팽목항 분향소는 이제 철거되지만 진도군민들과 함께 평생토록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27일 기자와 만난 이동진(사진) 전남 진도군수는 그날의 아픔을 회상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참사 직후부터 팽목항과 유가족이 기거했던 진도체육관에서 밤을 새며 아픔을 함께 했던 이 군수는 “사고 이후 조도면 어민들을 비롯한 진도군민은 자발적으로 실종자 구조와 사고 수습, 의료지원 등에 나서 유가족들을 챙기면서 헌신했다”고 입을 뗐다. 사고 당시 진도군의 총 인구는 3만2000명. 이 중 1만4000여명이 사고 이후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최소한의 아픔이라도 함께하겠다는 군민들의 마음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진도군도 사고 이후 관광객이 끊기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돼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가족들의 슬픔이 먼저인지라 힘들어진 상황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었다. 이 군수는 “당시 어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던 분들은 생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봉사활동에 나섰다”며 “이 자리를 빌려 군민들께 군수로서 퍽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팽목항 분향소는 세월호 참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라며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비참하고 끔찍했던 이 사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국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던 만큼 분향소가 철거되더라도 그날에 대한 기억은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란 얘기다.
진도군은 철거되는 팽목항 분향소 인근에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는 소규모 기념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군수는 “분향소 철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안전교육과 안전훈련이 가능한 국민해양안전체험관이 진도항에 들어서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추모물품 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분향소 철거는 새로운 시작… 희생자들 잊지 않겠다”
입력 2018-08-29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