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파월 발언 여파 7거래일 연속 ↑2300선 턱밑
코스닥, 외국인·기관 매수에 한 달여 만에 800선 탈환
안심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23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한 달여 만에 종가 기준 800선을 넘겼다. ‘비둘기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전쟁, 터키발(發)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과도하게 떨어졌던 지수가 반등한 측면도 있다. 다만 악재를 완전하게 털지 못했기 때문에 안심은 이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7% 상승한 2299.3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상승폭을 키운 지수는 장중 2302.8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가 2300선을 넘기기는 지난 9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238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27억원, 42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0.35% 상승한 801.04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7월 18일(810.44)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선을 돌파했다.
모처럼 국내 증시에 불어온 봄바람의 근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재차 드러내자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였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0.52%, 나스닥지수는 0.86% 상승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이런 환경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강세 관련주인 일부 소재·산업재에 호재”라면서 “관건은 ‘얼마나 오래 유지될 것인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지수의 추가 반등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시장이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무역전쟁 등 이미 드러난 악재에 내성을 얻으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악재로 분류되던 문제들의 추가 악화 우려보다 점진적 해결에 대한 기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게 감지된다”며 “무엇보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는 모습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시장을 괴롭혔던 악재들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을 뿐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무역분쟁이 다시 불붙거나 신흥국 금융불안이 재차 불거지지만 않는다면 코스피지수의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시장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기에는 아직 대내외 여건이 부담스럽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증시 훈풍과 별개로 남북 경제협력 종목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소식이 알려지자 대호에이엘(-13.13%) 한일현대시멘트(-14.40%) 대아티아이(-10.41%)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경협 기대감을 거두지 않는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북한 개방 관련주, 중국 소비 관련주에 악재이지만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경협이 진행된다면 현대로템, 대호에이엘 등 철도 관련주와 포스코, 남광토건, 현대건설 등 도로 관련주가 가장 빨리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단기에 기대하기는 이르다”며 “실질적 경협 시점은 북한의 ‘비핵화 시작’ 이후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투자심리 되살아나는 증시
입력 2018-08-27 18:40 수정 2018-08-2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