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목회자도 설교에 자신감을”

입력 2018-08-29 00:00 수정 2018-08-30 15:18
박순오 ㈔나눔과기쁨 중앙상임대표가 27일 서울 마포구의 단체 세미나실에서 하나님과 율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목사가 펴낸 '설교 주제 잡기 700선' 시리즈 제 1∼5권.
“저는 나름 괜찮은 설교자로 생각하고 목회를 했습니다. 하지만 강해대지설교 클리닉에 참가하고 제 설교가 성도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강○○ 목사)

“설교의 기본 틀이 눈에 ‘확’ 들어 왔습니다. 이제 나도 설교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조○○ 목사)

㈔나눔과기쁨 중앙상임대표 박순오(69) 목사가 무료로 진행하는 ‘강해대지설교 클리닉’ 수료자들의 소감문이다.

박 목사는 4년 전 은퇴 후 이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설교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동안 국내외 30여곳에서 1200여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박 목사가 클리닉을 운영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평소 설교준비에 최선을 다했던 그는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듣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많은 설교가 성경 본문과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예배시간에 성경 봉독을 하지만 실제로 설교 본문을 인용하지 않거나, 본문을 인용해도 본문 내용과 전혀 다른 설교 말씀이 적지 않았다.

“설교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교인들이 변화될 수 없고 한국교회가 회복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은 생애 후배 목회자들이 성경 본문에 충실한 설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래서 그는 최근 ‘설교 주제 잡기 700선’ 시리즈 제1∼5권을 잇따라 발간했다. 이 책들은 한국교회 강단 설교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평생 설교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 다음달 3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동광교회에서 출판 감사예배를 드린다.

강해대지설교 클리닉은 교회 형편에 따라 2박3일, 1박2일, 당일 세미나 등으로 진행된다. 과정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된 점은 참석자들이 성경 본문에 맞춰 설교를 준비해 시연한다는 점이다. 이때 박 목사는 그 설교를 들은 뒤 강평하고 교정해 참석 목회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목회자는 무엇보다 설교 전문가여야 합니다. 설교를 통해 교인들을 움직이겠다는 각오로 설교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는 65세에 조기은퇴를 하면서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그때 기도하며 생각한 것이 ‘강소(强小·작지만 강한)교회운동’이다. 이 운동은 이른바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이다. 한국교회의 성장은 개교회주의가 아니라 사도행전적 교회, 즉 소외이웃을 섬기는 교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소교회운동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나눔과기쁨을 통해 매년 100개 교회를 선정, 목회자들에게 영성훈련(설교클리닉) 및 목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전도특공대를 조직해 전도활동을 지원한다.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고 반찬나누기 운동도 함께 벌인다.

박 목사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등에서 공부했다. 뉴욕에서 12년간 목회한 뒤 1997년 12월부터 17년간 대구서현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