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며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의 누적강수량은 경남 시천(산청) 410㎜, 전남 성삼재(구례) 370.5㎜, 진안 319.5㎜, 충남 논산 216㎜ 등으로 집계됐다. 이후 28일까지 남부지방과 충청도에 30∼80㎜(지리산부근 최고 120㎜ 이상), 강원과 서울·경기도 등에는 20∼6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주 후반까지 중부와 남부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간당 6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광주시 남구 백운고가도로 일대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하수구가 역류해 1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으며, 인근 주택가 골목에서도 빗물이 역류해 상가·주택·차량 수십대가 침수됐다. 또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국지도 55호선에서는 토사와 바위 20t가량이 도로로 쏟아졌다. 전날 오전 10시36분쯤 전남 순천시 주암면 인근 농경지와 주택가 10여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40여 가구의 주민 50여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다.
이곳저곳에서 하천 범람·침수 피해 등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태풍 솔릭 북상에 대비한 조치 등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충남도의 경우 인명피해 우려지역 560곳과 배수펌프장 36곳, 침수우려 취약도로 5곳 등을 대상으로 예찰활동을 벌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태풍 솔릭을 앞두고 벌였던 취약지 사전 점검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비의 양이 충분했던 덕분에 농업용수 보충 및 해갈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충남지역 농업용 저수지는 평균 저수율 47.1%를 기록, 사흘 만에 7% 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63∼64% 정도에 머물렀던 경북도의 저수율 역시 27일 기준 69.3%까지 올랐다. 평년치(76.6%)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에 28일에는 저수율이 70%를 넘을 것으로 도는 예측하고 있다.
이번 비는 특히 출하를 앞둔 노지 작물의 생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강원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비가 여름 무더위와 가뭄을 한 번에 해결해 줬다”며 “출하를 앞둔 고랭지 배추를 비롯해 가을 무·배추와 노지 밭작물의 생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춘천·무안·전주=전희진 서승진 김영균 김용권 기자 heejin@kmib.co.kr
시간당 60㎜ 물폭탄의 역설…침수 피해 발생했지만, 가뭄 해갈 청신호
입력 2018-08-27 18:35 수정 2018-08-27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