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교체 배경을 놓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가에서는 최저임금이 미친 부작용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경질’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을 신임 통계청장으로 임명했다. 황 전 청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1년2개월 만에 보직을 내려놓게 됐다. 재임 기간은 그리 짧다고 보기 힘들다. 3개월 만에 물러난 장승우 전 청장을 비롯해 근무기간이 1년도 채 안 되는 이들이 4명이나 된다. 다만 황 전 청장에게는 ‘경질’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도화선은 가구당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통계인 ‘가계소득 동향’이다. 지난 5월 통계청이 올해 1분기 가계소득 동향을 발표한 뒤 청와대에서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불협화음이 시작됐다. 27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전 청장은 이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후 통계청이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7월 고용동향’ 발표를 앞둔 지난 15일 청와대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실무진이 참석하는 고용 관련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통계청 자리는 없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르지 않아서 가지 않았다”고 했다.
강 청장 선임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강 청장은 지난달 청와대에 제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검토보고서’의 책임자다. 이 보고서는 조사 표본가구(6610가구) 중 59.2%인 3907가구를 교체하면서 소득 증가율이 낮게 보이는 ‘착시 현상’을 불러왔다며 통계청을 비판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표본 오류로 이런 것이 생겨났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으며, 황 전 청장에 대한 비판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소득 분배 악화가 표본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관가 뒷談] 따돌림 당했던 통계청, 통계청장 경질 배경?
입력 2018-08-27 18:42 수정 2018-08-27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