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가마산로 해군중앙교회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해군·해병대 선교 관계자들이 올해 해군선교 70주년을 맞아 ‘손원일선교센터’ 재단법인 설립 발기인대회를 갖는다. 다음 달 중순엔 창립총회도 연다.
손원일선교센터는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 ‘원일다락방’의 새 이름이다. 2층 건물을 헐고 현대식 4층 건물로 새로 지어 해군·해병대 선교의 신앙훈련장과 선교역사박물관 등으로 사용한다. 연말에 설계를 시작해 내년 중순 착공하고 2020년 말 준공 예정이다.
선교센터 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김혁수(대한민국잠수함연맹 회장·예비역 해군준장) 해군중앙교회 장로는 27일 “원일다락방이 낡고 균열이 심해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 영향 때문인지 신앙훈련을 받는 장교 등이 20∼30명에서 올해는 7명까지 줄었다. 그래서 연건평 2640㎡ 규모로 새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기도와 관심을 당부했다.
예상 공사비는 60억원이다. 이를 위해 해군·해병대 교회 34곳은 지난해 11월 총회(총회장 이희찬 군목)를 열고 교회 헌금의 10%를 3년간 내기로 결의했다. 낮 12시 이 사업을 위해 함께 기도한다.
원일다락방에서 훈련받은 장교를 비롯한 많은 군선교 관계자들은 계좌당 5000원씩을 작정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손원일선교센터 분원을 만들 계획이다. 연내에 해군선교 70주년 기념사도 발간한다.
원일다락방은 1973년 해군장교 예배와 성경공부, 기도모임 등을 했던 옥포선교회로 시작됐다. 1980년 초 대한민국 해군 창설자인 손원일(1909∼1980) 제독의 부인 홍은혜(2017년 4월 작고) 권사가 신앙공동체 시설인 다락방 건축 기도에 적극 참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등에게 건축 후원을 요청했고 1983년 3월 준공했다.
장교와 부사관들은 원일다락방에서 매 주일 예배를 드리고 매일 아침 경건의시간(QT) 등을 통해 신앙의 폭을 넓혔다. 군인교회를 섬기는 것은 물론 군선교 활동에 적극적이다. 금주와 금연을 실천하고 신앙공동체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
현재 해군과 해병대에는 군종목사가 크게 부족하다. 수백 척의 함정과 대대급 이하 부대에는 거의 군목이 없다. 그곳에서 예배와 기도회를 인도할 평신도 지도자가 필요하다. 군선교 관계자는 이런 ‘작은 목자’를 ‘굿 크리스천 오피서(Good Christian Officer)’라고 부른다.
김 장로는 “초급 장교 시절 원일다락방에서 신앙훈련을 받고 함정에서 복음을 전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손원일선교센터를 통해 신앙으로 훈련된 장교와 부사관을 매년 40명씩 배출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원일다락방 출신 한 장교는 “군 복음화를 염원하는 한국교회, 홍은혜 권사님의 헌신과 사랑에 누가 되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는 해군장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진해 ‘원일다락방’ 35년 만에 다시 짓는다
입력 2018-08-2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