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소득주도성장은 망국적 행위” 비난 수위 높여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야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강하게 반발했다. 소득주도성장을 겨냥해 ‘불장난’ ‘망국적 행위’ ‘괴물’ 등의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고용·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오히려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뜻’이라는 장 실장 발언에 대해 “통계에 대해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문재인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주장한다는 의미)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영상 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자신을 만들어준 당원들에게 말하는 입장이라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세금중독성장’으로 지칭하며 “망국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현실 인식에 더 절망하고 분노한다”며 “도대체 어떤 통계를 보고 누구의 보고를 받느냐”고 반문했다.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의 인식이 이러한데 누가 바른 소리를 하겠느냐”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정부 집권 2년차인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폭이 급감하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와 청와대 경제 라인 경질을 촉구했다. 한국당 김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을 몰아내고 ‘청와대 소주방’(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하는 3인방·장 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 대변인도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어야 경제가 산다. 대통령의 경제 참모들에 대한 전면적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