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1년째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고향인 미얀마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 보도했다.
가장 많은 로힝야족이 수용된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수용소에선 이날 난민 1만5000여명이 모여 미얀마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은 미얀마군이 반군 소탕을 명분으로 로힝야족 민간인을 대규모 학살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당시 수많은 로힝야족이 사망하고 곳곳에서 성폭행과 방화가 자행됐다.
90여만명의 로힝야족이 학살을 피해 미얀마를 탈출했지만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미얀마 주류인 불교계 주민들에게 다시 탄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힝야족 지원단체 대표인 모히브 울라는 “1992년 우리는 방글라데시 및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합의한 후 미얀마로 돌아갔다”며 “그러나 다시 대량 학살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에 시민권과 보금자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78년 이후 5차례 이상 반복된 대규모 학살과 탄압을 제도적으로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에 소극적이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송환의 책임도 방글라데시에 떠넘기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지난 21일 “로힝야족을 얼마나 빨리 송환할 수 있는지는 방글라데시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이 난민시설에 머무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난민 지원기금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유엔 주도로 약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의 난민기금을 모으기로 했지만 실제 모금액은 3분의 1에 그쳤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귀향길 막막한 로힝야족… 미얀마 정부 귀환 대책 손놔
입력 2018-08-26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