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은 ‘비둘기파적’ 또는 ‘중도주의자’

입력 2018-08-26 18:50 수정 2018-08-26 21:54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지난 22∼24일(현지시간) 열린 연례 중앙은행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제롬 파월(사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수위였다. 회의 이틀 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아주 기쁘진 않다”며 딴죽을 걸었다.

파월 의장은 24일 연설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너무 빠르게 시행해 경제 확장을 억제하는 것과 너무 느리게 인상해 경기를 과열시키는 것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직면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불만 토로’에 대한 답변 성격이다. 파월 의장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현재의 접근 방식이 이 두 가지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부연 설명도 했다.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월가에선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dovish(비둘기파적인)’ 내지는 ‘centrist(중도주의자)’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12월 이후 인상 여부에 대한 단서를 보여주지 않아 추후 경제지표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ABN암로은행은 “현재로서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는 “경기지표에 민감하게 대응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에서 느껴지는 기조는 ‘매우 신중’”이라고 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연중의 추가 2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변함이 없지만, 내년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긴축 속도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