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의료선교 25년 큰 결실

입력 2018-08-28 00:00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가 25일 아디스아바바 소재 대학 대강당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명성교회 제공
명성의과대학 관계자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대학 대강당에서 졸업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명성교회 제공
명성기독병원 명성의과대학 드론 사진
서울 명성교회(김하나 목사) 성도들의 기도와 눈물로 세워진 명성의과대학(MMC)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명성교회가 에티오피아에 의료선교 씨를 뿌린 지 25년 만에 거둔 열매다.

MMC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MMC 대강당에서 졸업식을 열고 에티오피아 현지인 12명을 졸업시켰다.

행사에는 아미르 아만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디리바 쿠마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임훈민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 핏숨 아레가 에티오피아 총리 비서, 쉬페로 자르소 전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등 정·관계 인사 30여명을 포함해 450여명이 참석했다.

1993년 김삼환 원로목사는 아프리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찾는다. 그때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방문했고 이들이 어렵게 사는 것을 보고 비용을 아껴 지역발전 기금으로 내놨다. 김 원로목사는 대신 30달러짜리 여관에 묵었다. 이때 만난 멜레스 제나위 전 총리는 에티오피아에 병원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2004년 명성기독병원(MCM)이 세워졌다. 8년 후엔 MMC가 개교했다. 중간에 재정부족, 현지 행정상 문제로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명성교회 성도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명성교회 여선교회의 특별한 헌신에 힘입어 지금은 미국 국제 보건기구가 선정한 최고의 병원이 됐다. 재정도 500억원이 들었다.

졸업식에는 김하나 목사를 비롯해 전 대한주택보증 사장 김선규 장로 등 한국에서 17명이 참석했다. 김 목사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라며 “의사라는 좋은 직업 가진 것을 자랑하기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의술을 전하고자 한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함께하실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로저 홀랜드 MMC 학장은 축사에서 “첫 졸업생을 배출한 MMC가 자랑스럽다”며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의사가 돼 달라”고 말했다.

졸업생 중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도 있었다. 참전용사 후손에게 교회가 전액 지원하는 은파 장학금으로 공부한 브룩 엔게다 학생이다. 그는 “할아버지가 한국전에서 용감하게 싸우셨다고 아버지로부터 늘 들었는데 한국 명성교회의 도움으로 의사가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졸업식을 ‘하나님의 의사’가 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MCM 운영위원장인 김 장로를 에티오피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에서 만났다. 그는 “우리 명성교회 성도들보다 김철수 MCM병원장, 로저 학장, 헨리 R 문 부학장의 헌신이 컸다”며 “우리야 한국에서 편하게 지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중심 지역이다. 이곳에 있는 MCM이 아프리카 내 이슬람 확산을 막고 54개국 복음화를 위한 선교기지로 크게 쓰임 받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MCM은 이제 제2 도약에 나선다. 병상을 현 227개에서 500개로 늘리고 간호대·공중보건대 등이 있는 종합의과대학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이번 졸업생이 교수가 되는 2030년쯤 병원과 대학을 에티오피아에 이양한다는 생각이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