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가계 빚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기별 증가세는 주춤한 모양새지만 1500조원을 턱밑에 둔 상황이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가계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3일 ‘2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하고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 대비 24조9000억원(1.7%) 늘어난 1493조2000억원이라고 밝혔다.
1년 전보다 105조2000억원(7.6%) 증가한 규모로 한은이 분기별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각종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합친 것으로, 가계 빚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분기마다 30조∼40조원씩 늘어나던 2015∼2016년과 비교하면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6년 4분기(11.6%) 이후 6분기 연속 하락세다.
그러나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 규모가 늘었다. 2분기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12조8000억원으로 1분기 증가액(8조2000억원)을 상회했고, 지난해 2분기 증가액(12조원)보다도 컸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분기보다 6조원 늘어나며 474조9000억원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고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치며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행·비은행 포함)도 1분기보다 10조1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8조8000억원)보다 증가액이 커졌다. 전체 기타대출 규모는 411조원에 달한다. 신용카드 결제금액 등을 의미하는 판매신용 잔액도 1분기보다 2조2000억원 늘어난 8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뱅킹이 출범하면서 신용대출 시장이 커졌고 6월 월드컵 특수, 은행권 자동차대출(오토론) 취급 규모 증가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2분기 가계 빚 1500조 육박… 또 역대 최고치 경신
입력 2018-08-24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