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교육 당국이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24일 휴업 명령을 내렸다. 태풍 ‘솔릭’의 상륙을 코앞에 두고 내린 뒷북 조치에 맞벌이 부부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오전 재난안전 긴급점검 대책회의를 열고 유치원과 초·중·특수학교에 24일 휴업 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고등학교에는 휴업을 권고하기로 했다. 유치원 에듀케어(종일반)와 초등 돌봄교실은 정상 운영된다. 방과후학교 운영도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된다.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하에 휴업을 결정하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야외활동을 삼가도록 했다. 인천시교육청도 23일 오후수업을 생략하고 24일은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대해 전면 휴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저녁에야 지방자치단체에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토록 해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풍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한 것”이라며 “어린이집에 필수 인력이 근무하되 영유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부모들이 가급적 등원을 자제하도록 해달라고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솔릭의 위력과 영향권에 대한 예보가 며칠 전부터 발표됐는데도 교육 당국이 늦장 대응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날인 22일까지만 해도 서울시교육청 등은 휴업 명령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저녁에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태풍이 곤파스보다 강한 데다 서울을 관통한다고 해서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아이 맡길 곳을 찾아야 하는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는 “배려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성남에서 4세 딸을 키우는 워킹맘 최모(34)씨는 “우리는 바로 옆집이 시댁이라서 내일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면서도 “맞벌이 부부들은 하루 만에 아이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데 발표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 마포구의 한 유치원장은 “우리는 내일도 원하는 학부모에 한해서 종일반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맞벌이 부부들을 배려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하루 전 휴업에 맞벌이 부부 울상
입력 2018-08-2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