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한반도에 상륙한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23일 오전 6시 제주도 서귀포 서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오후 충남 서산 남서쪽 150㎞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4일 오전 4시 경기도 성남, 오전 6시 가평을 지난 뒤 오후 6시쯤 함경북도 청진 남서쪽 190㎞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통과하는 24일 새벽이 피해규모를 결정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솔릭의 현재 중심기압은 955h㎩, 최대풍속은 40㎧다.
솔릭의 예상경로는 2010년 상륙한 ‘곤파스’와 흡사하지만 상륙 시점의 위력은 더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트기류를 타고 4시간 만에 한반도를 지나간 곤파스는 사상자 18명, 1673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기상청은 “솔릭이 곤파스보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초속 4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재난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솔릭이 예상보다 서쪽으로 더 치우치면서 한국은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 반원에 위치하게 됐다. 편서풍대인 한반도 상공에선 태풍의 오른쪽에 더 강한 바람이 분다. 이날 기상청은 제주도 육상과 해상 전역에 태풍특보를 발효했다. 바람이 점차 거세지면서 오후 4시 이후 제주공항의 출발·도착 항공기 85편이 줄줄이 결항했다. 23일까지 제주도의 예상강수량은 최대 500㎜다. 전남과 경남 서부에도 시간당 50㎜가 넘는 비가 내리며 24일까지 누적강수량 40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강원, 충남, 전북에도 23일부터 이틀간 지역에 따라 20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초속 2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힘들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조차 위험하다. 고층 건물의 경우 유리창 파손에도 주의해야 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강풍이 불 때 신문지나 테이프를 유리창에 ‘X’자로 붙이는 것보다 창틀 등 가장자리에 붙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유리와 창틀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태풍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매일 관계 부처와 지자체 간 합동 영상회의를 통해 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태풍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고 있는 금강산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박세환 기자 pse0212@kmib.co.kr
500㎜ 물폭탄·초속 40m 강풍, 24일 새벽이 고비
입력 2018-08-23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