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물폭탄·초속 40m 강풍, 24일 새벽이 고비

입력 2018-08-23 04:04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2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다. 솔릭은 23일 밤 한반도에 상륙해 24일 새벽 수도권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대 초속 40m의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돼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뉴시스
대전 서구 노인복지관 직원들이 22일 유리창이 태풍에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한반도에 상륙한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23일 오전 6시 제주도 서귀포 서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오후 충남 서산 남서쪽 150㎞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4일 오전 4시 경기도 성남, 오전 6시 가평을 지난 뒤 오후 6시쯤 함경북도 청진 남서쪽 190㎞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통과하는 24일 새벽이 피해규모를 결정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솔릭의 현재 중심기압은 955h㎩, 최대풍속은 40㎧다.

솔릭의 예상경로는 2010년 상륙한 ‘곤파스’와 흡사하지만 상륙 시점의 위력은 더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트기류를 타고 4시간 만에 한반도를 지나간 곤파스는 사상자 18명, 1673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기상청은 “솔릭이 곤파스보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초속 4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재난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솔릭이 예상보다 서쪽으로 더 치우치면서 한국은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 반원에 위치하게 됐다. 편서풍대인 한반도 상공에선 태풍의 오른쪽에 더 강한 바람이 분다. 이날 기상청은 제주도 육상과 해상 전역에 태풍특보를 발효했다. 바람이 점차 거세지면서 오후 4시 이후 제주공항의 출발·도착 항공기 85편이 줄줄이 결항했다. 23일까지 제주도의 예상강수량은 최대 500㎜다. 전남과 경남 서부에도 시간당 50㎜가 넘는 비가 내리며 24일까지 누적강수량 40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강원, 충남, 전북에도 23일부터 이틀간 지역에 따라 20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초속 2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힘들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조차 위험하다. 고층 건물의 경우 유리창 파손에도 주의해야 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강풍이 불 때 신문지나 테이프를 유리창에 ‘X’자로 붙이는 것보다 창틀 등 가장자리에 붙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유리와 창틀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태풍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매일 관계 부처와 지자체 간 합동 영상회의를 통해 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태풍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고 있는 금강산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박세환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