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브레이크가 사라졌다. 올해 6월 출생아 수가 3만명을 밑도는 등 끝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는 35만7800명으로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미래도 어둡다. 가임기 여성 인구가 줄고 혼인이 감소하고 있어 저출산 현상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22일 인구 동향을 발표하고 6월 출생아가 2만6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00명(8.7%) 줄었다고 밝혔다. 출생아 수(전년 동월 대비 기준)는 2016년 4월부터 27개월째 ‘최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심각한 ‘인구 절벽’ 현상은 비단 올해 6월 한 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1년 전보다 0.08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보여준다. 올 상반기 출생아 수 역시 17만16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 감소했다.
연간 통계로 봐도 ‘저출산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통계청의 ‘2017년 출산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11.9% 줄었다. 감소폭은 2001년(-12.5%)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였다. 합계출산율은 1.05명이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혼인 건수가 줄고 만혼이 늘었다.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13만2400건으로 1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중은 3명 중 1명꼴(29.4%)에 이르렀다. 이 비중은 10년 전(13.1%)과 비교하면 배 이상 뛰었다.
여기에다 가장 활발하게 출산을 하는 연령대인 30∼34세 여성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2007년만 해도 200만명이 넘었던 이 나이대 여성 인구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55만명까지 주저앉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을 늦게 하면서 첫아이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첫아이를 늦게 낳다 보니 둘째나 셋째를 출산하는 비중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출산을 해소하려면 원인을 없애야 하지만 만혼과 인구 구조 문제는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올해 4분기에는 분기별 출생아 수가 사상 최초로 8만명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감이 짙다. 올해 2분기 출생아 수는 8만2000명으로 8만명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혼인을 한 부부가 최소 2명을 낳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으로 1.05명, 올해 2분기 기준으로 0.97명에 불과하다. 겨우 1명을 낳거나 채 1명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평균(1.68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올 상반기 인구의 자연증가(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수치)는 1만9300명으로 198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구 감소는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관련기사 보기]
[관련기사 보기]
27개월째 최저 기록, 답 없는 저출산 우울한 기록행진
입력 2018-08-23 04:00 수정 2018-08-23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