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으르렁거리며 대립하고 있다. 야권 내 지지율 1, 2위 다툼이 양당 신경전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당 차원에서 조만간 이정미(사진) 정의당 대표를 모욕과 명예훼손죄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당의 대치는 이 대표가 지난 18일 방송에서 “한국당은 보수집단이라기보다는 범죄 집단에 가깝다. 심각한 지지층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고 조롱한 게 계기가 됐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의원 연찬회에서 “대통령 직속의 정의당이 호가호위하며 나가도 너무 나가고 있다”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도 이튿날 논평을 내 “민주당의 사주를 받아 한국당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유감이며 정의롭지 못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권 추종에만 몰두한다면 정의당의 지지율은 거품 꺼지듯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의석수 112석의 한국당이 5석 정의당을 연일 공격의 타깃으로 삼는 데는 엇갈리는 지지율 추이와 관련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국당 지지율은 10%대에서 답보 상태인데 반해 정의당 지지율은 약진해 한국당을 뛰어넘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정의당을 견제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민주당 2중대” “청와대 기생정당” 등으로 정의당을 규정짓는 표현도 많아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한국당이 정의당의 대척점에 있는 보수진영의 결집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한국당이 정의당의 전략에 말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호일 이종선 기자 blue51@kmib.co.kr
야권 지지율 1·2위 한국당과 정의당의 신경전
입력 2018-08-2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