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실장 “경제사령탑은 당연히 김동연 부총리… 호흡 잘 맞추고 있다”

입력 2018-08-22 18:35 수정 2018-08-22 23:41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함께 출석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 지나가자 쳐다보고 있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설이 증폭된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나란히 회의장에 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의견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추구하는 정책 방향은 같다고 강조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추진 과정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두 주인공이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란히 출석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현재까지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며 두 사람 간 갈등설을 진화했다. 또 “경제사령탑은 당연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재차 신중론을 폈다.

여야 의원들은 장 실장을 상대로 고용 악화 등 경제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분리해서 보는 시각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현 경제 상황을 ‘경제파탄’ ‘경제위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며, 최저임금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지나친 해석이라고 항변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에서 최저임금 정책이 갖는 비중은 아주 일부”라고도 했다.

그는 연말까지 일자리 10만∼15만개 창출을 목표치로 거론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야당 요구에는 “정치적 책임이 아니라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할 자리라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김 부총리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자체는 옹호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두 개의 축이 조화롭게 같이 가야 한다. 단기간 내에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며 “추진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긴 시계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김 부총리와의 이견은 인정하면서도 추구하는 정책 방향은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부총리와는 경제 이슈에 대해 자주 토론하고, 다른 의견을 감추지 않고 명확히 확인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며 “의견차가 있던 적도 분명 있었지만 토론을 거쳐 정책을 선택한 이후에는 김 부총리와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다만 장 실장은 지난 6일 김 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날 때 우려를 전달했느냐는 질의에 “삼성전자 방문이 투자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과거 정부 때 정부 관계자의 기업 방문이 압박으로 비쳤던 적이 있어 그렇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정부에서 고용 대참사가 일어난 것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며 “박근혜정부와 비교해 봐도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은 최저임금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부로 보는 좁은 시각으로 정책적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실장은 지금까지 책임만으로도 (자리에) 있기 힘들다”며 “당사자로서도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며 교체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19개 부처에 특수활동비가 편성돼 있는데 내년에 가능하면 몇 개 부처에서 특활비를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김성훈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