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교주 이만희(87)와 연관된 행사를 열기 위해 산하 단체 이름으로 공공시설 대관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관은 이단·사이비 집단인 신천지의 행사임을 알면서도 규정을 어긴 게 아니어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일보는 다음 달 17일과 18일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신천지 행사인 ‘지구촌전쟁종식평화만국회의4주년기념행사’(만국회의)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22일 확인했다. 이 행사는 이 교주가 대표로 있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 행사에 20여만명이 참가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신천지는 지난해 같은 대회를 위해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을 대관할 때는 ‘너나들이’라는 단체 명칭으로 시설 사용을 신청해 경기장을 빌렸다(국민일보 2017년 11월 28일자 31면 참조).
국민일보 취재 결과 같은 날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도 만국회의와 비슷한 이름인 ‘평화광복회’라는 행사의 대관 신청이 완료됐다. 와스타디움의 대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도시공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단법인을 내세워 평화광복회 행사를 위한 경기장 대관을 신청했다”며 “신청 단체와 대표가 신천지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들은 특정 종교 관련 단체라는 이유로 대관을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대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시설공단 관계자는 “만국회의는 HWPL에서 이미 5월에 대관 신청을 했다”며 “해외에서 만국회의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숙소 예약까지 끝내 행사를 취소할 경우 지역에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신천지는 정상적인 종교가 아니라 교주 이씨를 신으로 떠받들며 시한부종말론을 유포하는 반사회적 사이비집단이다.
지역 교계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홍연호 대표)와 함께 행사 저지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광역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이동원 목사)에서는 경기장이 위치한 서구기독교연합회를 주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전피연은 지난 20일 경기장 인근에서 집회를 갖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안산시기독교연합회(대표 최현규 목사)도 21일 양근서 안산도시공사 대표와 실무자들을 만나 교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신천지, 내달 인천·안산서 대규모 집회
입력 2018-08-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