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수사기간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사는 오는 25일 종료되며 특검팀은 2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뜻밖이다. 역대 13번의 특검 중 스스로 기간 연장을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굳이 더 이상의 조사나 수사가 적절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진상규명 정도와 증거수집을 비롯한 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핵심 증거 인멸 등으로 수사가 넘어서기 어려운 벽에 부딪쳤거나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이라 수사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특검의 임무는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인터넷 댓글을 조작해온 전말과 그 과정에 현 여권 핵심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특검은 지난 6월 27일 수사에 착수한 후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전모와 여권 인사들의 연루 여부에 대해 수사해 왔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조사했고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김 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 18일 기각되면서 수사의 동력이 꺾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지만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사 기간 연장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엇비슷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특검 수사가 미진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도 특검은 보강 수사를 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경찰과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에 손도 대보지 못한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사설] 의혹 해소 안 됐는데 수사 포기한 드루킹 특검
입력 2018-08-23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