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에 적극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활동가가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검찰은 최근 수도 리야드 특별형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여성 활동가 이스라 알 곰감(사진)을 포함한 5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법원이 10월 열리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하고 국왕이 승인하면 이들에 대한 참수형이 집행된다.
이스라는 2015년 사우디 동부의 시아파 주민 밀집지역 카티프에서 정치범 석방과 시아파에 대한 차별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녀는 이후 남편과 함께 체포돼 제대로 된 재판도 받지 못한 채 3년간 구금됐다.
사우디가 여성 활동가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처음이다. 사우디는 사형집행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나라로 2015년부터 3년간 총 146명이 사형당했다. 이 중 여성은 7명으로 모두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였고 정치범은 없었다.
인권단체는 사우디가 여성 활동가 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이스라가 인권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당하면 현재 구류돼 있는 다른 여성 활동가들에게도 위험한 판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최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개혁 정책을 취하면서도 정작 여성 활동가들에게는 더 강경하게 대응했다. 지난 5월에도 여성주의 운동가 10여명이 사우디 정부에 체포됐다. 당시 사우디는 국가안보 핑계를 댔지만 캐나다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여성주의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이택현 기자
사우디 여성, 반정부 시위 혐의 사형 위기
입력 2018-08-22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