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공포의 북상’ 24일 수도권 직접 강타

입력 2018-08-22 04:04

제19호 태풍 ‘솔릭’이 당초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22일 제주도 남쪽을 지나 23일 밤 충청 서해안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경기도 중남부와 강원도 북부를 관통해 24일 낮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지나가는 자리엔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오후 3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이동 중인 솔릭은 중심기압이 950h㎩에 이르는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은 솔릭이 당초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 경로가 서쪽으로 더 이동됐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에 따라 태풍 속도가 느려지면서 예상 경로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 당초 전망과 달리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솔릭이 24일 새벽 경기 지역을 지나면서 수도권에 강한 비바람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는 23일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예상 강수량은 100∼250㎜다. 바람은 최대속도가 초속 20∼30m에 달할 전망인데 가만히 서 있기 힘들고 고층건물의 경우 창문이 깨질 수 있을 정도의 세기다. 윤익상 기상청 예보관은 “태풍이 내륙을 타고 올라오면서 수도권 지점에선 에너지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동경로가 바뀌면서 한반도에 상륙하자마자 수도권을 강타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산사태나 지반 붕괴 등 사고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솔릭과 예상 경로, 규모가 비슷했던 ‘곤파스’(2010년 발생)의 경우 사망 6명, 부상 12명의 인명 피해를 냈었다. 재산피해는 1673억8500만원에 달했다.

솔릭이 현재 괌 부근에서 북상 중인 20호 태풍 ‘시마론’의 영향을 받아 한반도에 더 길게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피해는 더 늘어난다. 시마론은 일본 열도를 거쳐 독도 동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솔릭과 시마론 사이에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후지와라 효과란 인접한 두 개의 태풍이 서로 이동 경로나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태풍 대비 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태풍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청와대는 “지역 재난 대응 책임자인 시·도지사들이 태풍에 적극 대비해야 하는 점을 감안했다”며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를 연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