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들의 후손을 돕는 강원도 화천군의 장학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21일 화천군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6037명을 파병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로 화천은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소속 ‘강뉴(Kagnew)’ 부대원들이 첫 교전을 벌인 곳이다. 한국전쟁에서 253전 전승의 신화를 기록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조국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후 공산군과 싸웠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으며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이에 화천군은 한국전쟁의 보은을 위해 2009년부터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61명으로 시작된 장학사업은 10년 만인 올해까지 292명으로 규모가 늘었다. 장학금을 받은 78명은 취업에 성공해 사회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했다. 장학생 중 2명은 올해 에티오피아의 의대 5년 과정을 마치고 의사가 돼 환자를 돌보고 있고 이밖에도 장학생 출신들은 교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해 가고 있다.
지난 10년 간 화천군이 지급한 장학금은 5억7804만원이다. 장학금은 화천군과 지역 군부대, 사회단체 등이 함께 마련하고 있는데 규모는 연간 1억원에 달한다. 2010년부터는 지역에 주둔 중인 부대 부사관들이 매월 봉급에서 일정액을 후원하고 있다. 화천 평화의 댐 인근 세계평화의 종 타종 시 적립한 연간 1500만원의 사용료도 전액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새로운 참전용사 후손 장학생을 발굴하고 이들이 에티오피아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화천군,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10년…극빈층 아이들 의사·교사로 성장
입력 2018-08-21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