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밥상 물가 ‘천정부지’…배추 90%·시금치 130% 폭등

입력 2018-08-21 18:43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태풍 ‘솔릭’이 미칠 영향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물가 상승압박이 심상찮다.

미·중 무역전쟁과 고용대란이라는 ‘암초’ 앞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4.83(2010년 100 기준)으로 전월(104.45)보다 0.4% 뛰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지수 기준으로 2014년 9월(105.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2.9% 올라 21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폭염 탓에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4.3% 올랐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지난 2월(9.2%) 이후 가장 큰 폭인 7.9%나 뛰었다.

시금치가 한 달 전보다 130.4% 급등했고 배추(90.2%) 무(60.6%) 풋고추(37.3%) 수박(13.2%) 등도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은 8.3%나 치솟았다. 닭고기(14.3%) 달걀(22.7%) 등이 상승하면서 축산물 가격도 전월보다 3.5% 올랐다. 고온에 수확이 많이 되는 수산물은 1.0% 떨어졌다.

국제유가 오름세를 타고 공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달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음식점 및 숙박 물가는 0.4% 올랐다. 휴양콘도가 15.6%, 호텔이 8.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항공여객(8.0%) 등 운수 물가도 0.4% 올랐다.

그나마 한시적 누진세 완화조치로 전기료가 2.3% 떨어지면서 전력가스수도 가격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