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건 6년 만이다. 기상청은 태풍 영향으로 누적 강수량이 40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20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780㎞ 부근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60h㎩(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39m다. 28도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강한 중형급 세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에는 22일 밤 제주도 부근을 지나 23일 새벽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4일 새벽에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23, 24일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솔릭이 예상대로 이동한다면 한반도는 태풍의 오른쪽 반원에 위치한다. 태풍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데, 편서풍과 합쳐지는 오른쪽 반원의 바람이 더 거세다.
기상청은 “22일 밤부터 23일까지 제주도 산지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시간당 50㎜ 내외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그 밖의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산사태나 지반 붕괴 등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솔릭의 예상 경로와 규모는 2006년 7월 찾아온 제3호 태풍 ‘에위니아’와 흡사하다. 중심기압 985h㎩, 최대풍속 31m/s의 중형급 태풍이었던 에위니아는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300㎜ 넘는 많은 비를 퍼부었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집중호우가 계속돼 6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1조834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주의 단계인 ‘행정안전부 비상단계’를 발령했다. 하천 범람과 침수, 산사태, 축대·옹벽 붕괴 등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사전에 면밀히 살피도록 지시했다. 또 배수로를 정비해 배수펌프장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하고 하천 둔치에 주차된 차량을 자발적 이동 조치토록 하거나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태풍 ‘솔릭’ 한반도 대각선 관통, 400㎜ 이상 폭우 뿌릴 가능성
입력 2018-08-20 18:27 수정 2018-08-20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