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북한 내 미사일 현장 사찰에 동의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ICAO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ICAO 192개 회원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국제 항공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내년에 북한에 사찰 인원 파견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찰은 지난 5월 북한이 ICAO에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성’을 이유로 앞으로는 예고 없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고 민간 항공에 위험이 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ICAO 관계자들은 5월 7∼9일 평양을 방문, 북한 민항공사(GACA)의 이용선 사무차장과 만나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ICAO는 북측이 조종사들과 항공 관제사들의 언어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ICAO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했던 지난해 태평양 상공을 지나는 여객기의 안전운항 대책을 고민해왔다.
ICAO는 국제민간항공조약(시카고조약)에 따라 국제민간항공의 평화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47년 발족한 유엔 전문기구다. 북한도 회원국 중 하나다. 비행의 안전 확보, 항공로나 공항 및 항공시설 발달의 촉진, 부당경쟁에 의한 경제적 손실의 방지 등 세계 항공업계의 정책과 질서를 총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현장조사 수용은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0일 만에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을 다시 찾아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이설주 여사와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의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사회주의 전진 도상에 난관이 조성됐지만 인민들의 열의로 기적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시찰 현장에선 “갈마지구 건설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은 강도적 제재 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보려는 적대 세력의 대결전”이라고 했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미 비난 수위를 조절했던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미국을 비난한 것이다.
권지혜 조민아 기자 jhk@kmib.co.kr
“北, 유엔 ICAO 미사일 현장사찰 동의”
입력 2018-08-19 18:07 수정 2018-08-19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