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재난에도 中企는 구인난

입력 2018-08-20 04:00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중소기업은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고용 쇼크’를 유발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업체 600곳을 대상으로 ‘외국인력 활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10곳 중 8곳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서”라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보다 내국인 근로자를 선호한다. 내·외국인의 인건비는 서로 비슷한데 생산성은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외국인의 생산성은 내국인의 87.4% 수준인데 월평균 임금은 내국인의 9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의사소통’ ‘근로의식’ ‘생활습관 차이’ 등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내국인의 높은 눈높이’ 등의 요인 때문에 내국인을 고용하기는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0.8%가 내국인을 채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내국인 근로자의 높은 눈높이’를 꼽았고 ‘내국인의 잦은 이직’ ‘내국인의 잔업·휴일근로 거부’는 18.3%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이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싶지만 임금·복지·근로시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소기업계가 당장 직면한 인력난의 해법을 주로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노동자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국인 근로자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탓에 당장 중소제조업 생산현장에서는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인원을 확대하고 임금지급을 생산성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중소기업의 고용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대신 북한 근로자를 활용하는 방안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국인 근로자 대신 북한 인적자원을 활용하려는 의사를 묻는 질문에 “있다”라고 응답한 업체가 66.7%로 “없다”를 택한 업체(33.3%)보다 많았다. 아울러 활용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업체의 70% 가까이가 북한 근로자를 활용하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