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들의 기부금 출연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수출·시설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이 사회공헌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행해야 하는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불리는 31대 민간 대기업을 분석한 ‘대기업 그룹 경제 기여도’ 자료를 19일 발표했다. 이들 대기업의 수출이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기준 무려 66.3%로 파악됐다.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31대 대기업 그룹의 영향력은 시설 투자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들의 시설 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017년 한국 전체 시설 투자 189조8000억원 중 71.4%(135조5000억원)였다. 대기업 시설 투자 비중은 2014년 87조2000억원(48.7%)에서 3년 사이 대폭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의 기부금 규모는 2016년 기준 2조4000억원으로 같은 해 기업 전체 기부금 4조6000억원의 51.4%에 그쳤다. 겨우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R&D 투자 규모는 2016년 기준 24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 R&D 54조원의 45.5%에 불과했다. 그나마 2014년에는 대기업의 R&D 투자 비중이 51.1%로 절반은 넘었는데 2년 만에 5.6% 포인트(9000억원)가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의 R&D 투자공제율이 2014년 11.1%에서 2016년 3.9%로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국내 31대 민간 대기업 그룹…수출 66%·투자 71% ‘압도적’, 기부금 규모는 겨우 절반 넘겨
입력 2018-08-19 19:12 수정 2018-08-19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