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북의 격차 해소를 위해 ‘강북권 우선투자’로 시정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앞으로 4년간 강북지역에 예산과 사업, 시설 등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 생활을 마무리한 19일 오후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지역 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하면서 균형발전을 위해 기존 경제성 위주 투자 원칙에서 벗어나 강북지역에 공공 재정을 적극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30분간 발표한 정책구상에 따르면 서울시는 우선 민자사업으로 계획돼 추진이 지지부진한 면목선과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 비강남권 4개 도시철도(경전철)를 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 이전 조기 착공한다. 또 강북지역에 장기 방치된 빈집 1000가구를 시가 연차적으로 매입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 노후 주택을 정비하고 청년층을 유입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신규 돌봄 시설의 90% 이상을 비강남권에 집중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강북권에 2022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486개 등 연령대별 돌봄 시설을 대거 공급하고 어린이 전문병원과 시립 도서관도 신설한다. 체육관이 없는 동북권 29개 학교에 체육관을 설치하는 등 학교 시설 개선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강남권에 위치한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 등 서울시 산하 기관의 강북 이전도 추진한다. 시는 이미 ‘공공기관 이전 추진단’을 가동했으며, 이전 대상 기관을 확정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강북권 집중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개발이익 환수 등으로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 특별회계’를 조성한다. 또 균형발전 사업을 담당할 ‘균형발전담당관’을 시 기획조정실 내에 신설한다.
박 시장은 “오늘날 강남·북의 격차는 과거 1970년대 이뤄졌던 강남 집중 개발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강북권 우선투자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앞으로 4년간 강남·북 균형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박원순의 ‘옥탑방 구상’… “임기 내 강북 우선투자”
입력 2018-08-19 18:28 수정 2018-08-19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