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무분별 보도 한국교회 비난 키운다

입력 2018-08-20 00:01 수정 2018-08-20 00:06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서울 성락교회 폭행 사건을 보도한 뉴스 영상. JTBC 홈페이지 캡처
“내가 신이라면 대형교회부터 벼락으로 붕괴시킬 것이다.” “예수 믿고 싶어도 양아치 목사와 신도 때문에 소름끼쳐서 교회 주변에 가기도 싫다.”(서울 성락교회 기사에 달린 댓글)

사이비 종교단체의 일탈행동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언론사들이 이들 단체가 이단으로 지정된 사실을 제대로 소개 않은 채 정통교회인 것처럼 보도하면서 멀쩡한 정통교회까지 비난받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JTBC가 18일 복면을 쓰고 반대파 신도를 폭행했다고 보도한 대형교회는 서울 성락교회다. 김기동씨가 이끄는 성락교회는 다수 교단에서 이단 판정을 받은 곳이다. 그러나 JTBC는 이런 사실에 대한 언급 없이 ‘대형교회’ ‘원로목사’ ‘예배당’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정통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유포했다. 신도들을 브라질로 이주시키고 있다는 박명호의 엘리야복음선교원(현 한농복구회) 보도 때도 비슷했다.

서울 성락성결교회 임요한 행정목사는 19일 “서울 성락교회 문제가 터질 때마다 성도들 사이에선 교회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면서 “이단 때문에 정통교회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문제는 우리 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단들의 반사회적 행태가 최근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이재록의 만민중앙교회, 신옥주의 과천 은혜로교회다. 심지어 종교적 병역기피를 양심적 병역거부인 것처럼 포장한 여호와의증인이 정통 한국교회 소속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신도 집단폭행과 해외 집단거주, 성추행, 병역기피 등 사이비 종교집단의 폐해는 현장교회의 복음전도 문까지 막고 있지만 연합기관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박성민 충남 아산 사랑제일침례교회 목사는 “유병언 구원파가 기독교복음침례회로 소개된 후 전도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지금도 침례교가 사이비 단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박 목사는 “이런 문제에 대처하라고 교단과 연합단체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연합기관이 적극 나서서 이단의 실체를 홍보하고 이단 관련 보도 매뉴얼도 제공해야 한다. 언론들도 보도 전 한국교회언론회(chpr.org)나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jesus114.net) 등의 자문을 거칠 필요가 있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은 “다수 언론사가 정통교회인 것처럼 포장한 이단의 존재를 알고 있어 보도 전에 자문까지 받는다”면서 “그런데도 일탈을 일삼는 사이비 종교집단을 정통교회인 것처럼 소개하는 보도 행태를 계속 보인다면 한국교회에 악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