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신 스틸러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입력 2018-08-19 18:47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영웅인 수지 수산티가 18일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관중들을 향해 성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정장 차림에 헬멧을 쓴 남성이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해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깜짝 퍼포먼스’로 추정되지만 실제 오토바이를 탄 사람은 대역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오토바이 타는 영상 공연 중 상영되고 대통령과 같은 복장 남성 입장
관객 환호성 커져… 대역 활용한 듯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18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는 ‘파격’과 ‘전통’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무대가 연출됐다.

‘아시아의 힘(Energy of Asia)’을 주제로 한 공연에서 최고의 ‘신 스틸러’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다. 위도도 대통령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공연 축하영상에 담아 관중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영상에는 전용차로 이동하던 위도도 대통령이 악명 높은 자카르타의 교통체증으로 발이 묶이자, 오토바이로 갈아탄 뒤 액션배우를 연상케하는 몸놀림을 선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 이어 위도도 대통령과 같은 복장에 헬멧을 쓴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입장하자 환호성은 더 커졌다. 다만 경호 등을 감안할 때 이 남성은 대역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목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위도도 대통령은 2014년 첫 정권교체를 이룬 문민 대통령으로 친서민 이미지가 강하다. 개회식 축하영상에 오토바이를 활용한 것도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친근함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약 1500명의 무용수들은 ‘사만 춤’을 추며 아시아 전역 45개국에서 온 선수단을 환영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만 춤’은 ‘천 개의 손’이란 뜻으로 수마트라섬 아체지방의 전통춤이다. 마치 한몸이 된 듯한 무용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성화 점화 행사에선 화산 분화구 모양의 점화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까지 비밀에 부쳐졌던 최종 성화 점화자는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전설 수지 수산티였다. 수산티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방수현(한국)을 꺾고 인도네시아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간판 스타다. 배드민턴이 ‘국민 스포츠’인 인도네시아 국민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수산티가 점화대에 불을 붙이자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지며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경기장에 공동 입장한 남북 선수단이 알파벳 순서에 따라 15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선 큰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북한의 이용남 내각 부총리가 손을 맞잡고 남북 선수단을 향해 웃는 모습도 포착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