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인플레 베네수엘라, 96% 절하 새 통화 도입

입력 2018-08-20 04:00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를 96%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을 60배 올리는 내용의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영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이런 내용의 90일 경제회복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오는 20일부터 ‘볼리바르 소베라노(최고 볼리바르)’라는 이름의 새 통화를 도입한다. 현 통화인 볼리바르의 가치는 약 96% 절하된다. 특히 새 통화는 베네수엘라가 자국산 석유에 토대를 두고 만든 디지털 가상화폐 ‘페트로(Petro)’와 연동된다. 1페트로(약 60달러)는 3600볼리바르 소베라노로 책정됐다. 이와 함께 월 최저임금을 기존 300만 볼리바르에서 1800볼리바르 소베라노 또는 0.5페트로로 전격 인상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100만%로 예상되는 등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를 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초고액권인 10만 볼리바르 지폐를 발행하는 등 그동안 실시했던 극단적인 대책들이 매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새 통화의 토대가 되는 ‘페트로’에 대해서는 실체가 불분명한 사기극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