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어스 테일러(P.T.) 바넘(1810∼1891)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미국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라 칭송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장애인 및 인종 차별주의자, 노이즈 마케팅의 원조라는 비판을 받는다. 극적인 그의 생애는 여러 문화예술 장르에서 곧잘 회자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논란도 따라붙는다.
오는 10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은 바넘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공연 전부터 우려 섞은 반응이 없지 않았다. 이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유준상(49)은 최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넘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상당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다만, 결코 미화시키진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준상은 “바넘의 인생사를 훑다 보니 나와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 결국 이 사람도 인간이었구나 싶었다”면서 “인생은 한 편의 쇼처럼 지나가지만 그 안에 흥망성쇠가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분명 얻는 것이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바넘: 위대한 쇼맨’은 198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바넘’의 라이선스 작품인데, 주요 넘버들이 상당 부분 다르다. 절반 정도는 새롭게 창작된 곡들로 채워졌다. 휴 잭맨 주연의 영화 ‘위대한 쇼맨’(2017)을 연상하는 관객도 있겠으나 그와는 스토리 전개부터 넘버까지 완전히 별개의 작품이다.
유준상은 “원작이 있지만 거의 새로이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태프들의 노고가 곳곳에 쏟아 부어졌다”면서 “재창작된 뮤지컬로서 이렇게 훌륭히 해내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말로 설명하기보다) 관객들이 직접 오셔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유준상과 박건형(41) 김준현(40)이 바넘 역을 번갈아가며 소화한다. 박건형은 “할 게 너무 많아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마술도 해야 하고 앙상블과 함께하는 서커스도 있다. 하지만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이 작품의 매력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되리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바넘은 끊임없이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한 사기꾼으로 알려져 있죠. 저는 반대로 이런 생각을 담아 봤습니다. 그렇게 한순간도 지치지 않고 평생을 달려온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에게 지치지 않는 힘을 준 사람은 누구일까. …그렇다고 무겁기만 한 작품은 아니에요(웃음). 흥과 유쾌함이 있습니다.”(박건형)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미화 없어”… ‘바넘: 위대한 쇼맨’ 영화와 다른 리얼쇼
입력 2018-08-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