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보험사 검사, 욕먹어도 해야… 삼바 감리 원안 고수 여부 폭넓게 볼 것”

입력 2018-08-16 18:28 수정 2018-08-16 21:41

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생명보험업계의 즉시연금 미지급 논란과 관련해 “업계가 매출액 규모 세계 7위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보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낮은 점을 들며 “이렇게 해서 어떻게 선진국이 되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윤 원장은 16일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보험사들이 불투명한 부분을 고객에게 넘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보험이 사업비 충당 위험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운영되는데 분명히 고객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비판이다. 윤 원장은 “그런 것도 못하면서 금융 선진화가 되겠느냐”고 했다. 윤 원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캡제미니가 2016년 발표한 보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이 30개국 중 꼴찌를 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앞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즉시연금에서 떼어간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까지 소비자에게 돌려주라는 금감원의 ‘즉시연금 일괄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약관에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떼어간다고 명시하지 않았다는 걸 지적한다. 보험업계는 보험의 기본 원리라며 맞서고 있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이 오는 4분기 부활하는 종합검사의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은 논의 단계”라면서도 “소비자보호 문제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보복성 검사라는) 욕을 먹어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윤 원장은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할 것이다. 생각처럼 무거운 노동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요구했던 재감리를 애초 거부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변호사 등에게 자문하니 원안 고수가 옳다고 했고, 법 공부를 한 사람은 대부분 그렇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대로 가겠다고 했는데 증선위가 곤란하다고 해서 결국 재감리를 하기로 한 것”이라며 “재감리에서는 우리 입장만 고수하기 어려우니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폭 넓게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