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때문에…’ 전국 초·중·고 개학 연기 속출

입력 2018-08-17 04:00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개학을 미루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학교는 방학 연장을 결정했고, 나머지 학교들도 단축 수업이나 냉방 대책 등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16일 전국 교육청에 따르면, 전북에서는 5개의 중학교가 개학을 늦추거나 단축수업을 하고 있다. 군산 동원중은 개학일을 16일에서 20일로 연기했고, 전주동중도 17일에서 20일로 미뤘다. 전주 해성중은 이날 개학했으나 폭염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전주 서신중과 익산 영등중은 16∼17일 수업을 단축해 하교시간을 각각 50분,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경남지역에서는 15개 초·중·고가 방학 연장을 결정했다. 이날 개학하기로 했던 창원 창원중과 사천 삼천포여중, 김해 내덕중과 고성고 등은 모두 20일로 연기했다. 앞서 창원 한일여고는 13일 개학하기로 했으나 1주일 연장했고, 진주 동명중도 방학기간을 20일까지로 1주일 늘렸다.

인천 부평서중은 이날 개학했으나 17일 하루 휴업키로 했다. 부평여중과 인송중, 당하중은 수업당 5∼10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하교시간을 40∼100분 앞당기기로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방학기간 소방시설 등의 공사를 실시했다가 불볕더위 탓에 일정이 늦어져 개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1365개교와 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폭염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학사 일정을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시교육청은 “학교장이 학교 구성원 의견과 폭염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 개학 연기나 휴업, 수업단축, 등하교시간 조정 등을 하라”고 안내했다.

경북도교육청도 467개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폭염 상황을 보고 자체적으로 개학 일정 등을 판단해 결정하도록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범정부 폭염대책 점검회의’를 갖고 폭염 때 초중고교의 등하교 시간 조정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고민도 적지 않다. 여름방학이 길어지면 그만큼 겨울방학이 줄어들어 자칫 혹한에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의 연간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이지만 올해 무더위가 일찍 시작된 탓에 방학을 앞당겨 시작한 학교들이 많아 학사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폭염 때문에 개학 연기나 수업을 단축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개학한 학교에서는 체육 등 야외활동을 당분간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창원·인천=김용권 이영재 정창교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