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약 8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7년 만에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0% 이상 줄어든 순이익에 울상을 지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시중·지방·인터넷·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 잠정치가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1000억원)보다 늘었다.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원) 대비 9.5% 증가했다.
은행들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예대 금리차가 커진 덕을 톡톡히 봤다. 올 상반기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1.67%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1.61%)보다 0.06% 포인트 올랐다. 순이자마진이 상승했다는 것은 같은 규모의 돈을 굴려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카드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93억원) 대비 31.9%나 감소했다. 2016년 상반기 실적(1조497억원)과 비교해도 828억원이나 줄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55.3%)는 물론 현대카드(-40.8%) 하나카드(-31.3%)의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실적이 개선된 카드사는 KB국민카드(9.8%)와 우리카드(9.2%) 두 곳에 그쳤다.
실적 악화에는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발생한 대손충당금 환입분이나 지분 매각 수익 등이 올해 빠지면서 눈에 띄게 실적이 나빠졌다. 지난해 8월 이후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율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이자 장사에 은행권은 웃고 ‘수수료율 인하’ 카드사 울상
입력 2018-08-16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