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도 ‘껑충’… 3년8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8-08-14 18:40

수입물가가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하반기 물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7월 수출입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는 87.56(2010년=100)으로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2016년 12월(3.1%)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수입물가도 전월보다 1.7% 오른 89.81로 집계됐다. 지난 1월부터 7개월째 상승세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12.2%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수입물가지수는 2014년 11월(91.23)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출입물가가 오른 것은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122.8원으로 전월(1092.8원) 대비 2.7% 올랐다. 환율 요인을 빼면 수출입물가는 각각 전월 대비 0.2%,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은 원재료(0.4%) 중간재(2.4%) 자본재(2.5%) 소비재(1.6%) 등의 수입물가를 일제히 끌어올렸다. 농림수산품이 옥수수(3.4%) 쇠고기(3.4%)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5% 올라갔다. 중간재에서는 나프타(4.9%) 벙커C유(4.3%)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이 4.3% 올랐다.

수출물가는 수송장비(2.7%)와 일반기계(2.4%), 전기 및 전자기기(2.3%) 등 공산품목이 2.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 및 전자기기 중에서는 D램(3.0%) 시스템반도체(2.9%) 등이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과거 미·소 냉전 시절처럼 미·중 간 무역분쟁이 향후 30년 또는 그 이상에 걸쳐 ‘경제적 냉전’을 형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신은 “양국 당국자들은 이 같은 경제적 냉전 승리를 위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위주 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인플레이션 유발과 경기과열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