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래기술 육성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지원 대상을 4차 산업혁명 기술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이 지난 8일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바이오, 5G(5세대 통신), 자동차 전장(전자장치)부품 등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투자계획과 맥이 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2년까지 미래기술 육성 사업에 9611억원을 투자해 과학기술 연구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은 2013년 8월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민간 연구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삼성은 2022년까지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미래기술 연구비 5389억원을 지원했다. 서울대 등 국내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의 연구인력 7300여명이 대상이었다. 삼성은 2022년까지 9611억원을 계속 투입해 투자 목표치 1조5000억원을 채울 방침이다.
미래기술육성재단은 이전처럼 기초 과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지만,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는 AI와 사물인터넷(IoT), 5G,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의 기술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이 지난 5년 동안 선별한 연구주제는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모두 428건이다. 이 가운데 연구 목표치를 달성한 연구과제 비율은 20∼30%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성공률이 떨어지더라도 노벨상을 받는 연구처럼 세계적·창의적 연구를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성과가 우수한 연구에 대해서는 후속연구를 지원한다. 기초과학 부문의 경우 학문적 파급효과가 크고 글로벌 리딩이 기대되는 과제를, 소재·ICT 기술 부문에서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사업화 연계가 유망한 과제를 후속연구 대상으로 선정한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이 국내에 도전·창의적 연구문화를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년 동안 미래기술육성사업은 한국 과학기술계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연구문화를 심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연구과제를 선정할 때 익명으로 평가하고, 논문 실적 등 정량적 목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연구자가 연구 주제·목표·예산·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게 했다는 것도 강조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삼성 “2022년까지 미래기술 육성에 9611억 투입”
입력 2018-08-13 18:37 수정 2018-08-13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