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5개 개척교회가 연합해 의료봉사를 펼친다.
광주 기쁘고즐거운교회(문경주 목사)와 월전·중산·안지·대연 교회는 광복절인 15일 ‘장수 마을’로 유명한 전남 구례 문척 다목적체육관에서 30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갖는다. 여러 과목의 진료를 하고 문화공연과 대체의학 서비스도 곁들인다. 개척교회들이 힘을 모아 대형교회 못지않은 의료봉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인 의료봉사현장은 한마당 축제나 다름없다. 이들 교회 교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양방진료, 대체의학, 식사·다과, 의료봉사·행사운영 지원 등 4개 분야에서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한다.
의료봉사에는 서울 리드힐정형외과 강태환 원장과 전동병 원장 등이 척추·관절 진료를 맡는다. 조선대 치대 장현선 교수는 치아, 약대 이일권 교수는 약제를 책임지고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 의료진료소 간호사 5명은 영양수액제를 주사한다. 사랑의손 힐링봉사단(대표 강경구 장로)은 왕뜸 이뜸 이혈 각욕 등 대체의학 봉사를 담당한다. 오전 일찍 시작하는 의료봉사는 점심식사에 이어 문화공연과 함께 복음을 전하는 행복특강으로 이어진다. 40인치 TV와 선풍기 등도 선물한다.
이 같은 의료봉사는 2013년 가정집 거실에서 교회를 개척한 문경주(49·사진) 목사의 결심과 헌신이 밑거름이 됐다. 문 목사는 어려운 상황에도 다른 개척교회를 돕고 시골교회를 섬기는 사역에 열중해왔다. 그동안 매년 10개 정도의 교회에 음향 영상 등의 방송설비를 무료 설치해주고 리모델링을 지원했다. 문 목사의 열정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연대를 모색해오던 개척교회들이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기쁘고즐거운교회 교인인 ㈜하얀메디칼 대표 진상희 집사가 농촌 의료선교를 해보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의료진과 기업들이 잇따라 후원을 약속했다. 문 목사가 직·간접 도움을 주던 작은 개척교회들도 동참해 80여명의 사역팀이 꾸려졌다.
의료봉사단은 지난해 8월 처음 구례를 찾아 120여명의 노인들에게 의료봉사를 했다. 지난해 봉사자들은 새로운 삶의 기쁨을 체험했다며 올해 2차 의료봉사를 결의했다. 의료진과 후원사들도 “여름 일정을 비워 놓았다”며 먼저 손길을 내밀었다. 의료진들은 “도대체 문척에 언제 가느냐”며 약품과 필요한 재정을 미리 보내기도 했다.
문 목사는 “하나님께서 앞서 행하신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열악한 재정, 소수의 성도, 작은 교회지만 더 작은 교회와 이웃을 위해 섬기고 나눴던 정성을 주께서 축복하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기쁘고즐거운교회도 큰 선물을 받았다. 교회개척 4년여 만인 지난 1월 광주 운암동에 지하1층, 지상 4층의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당식을 가진 것. 문 목사는 “입당예배는 온통 눈물바다였다”면서 “정말 아무것도 없이 빈손뿐이었던 교회에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다”고 감격해 했다.
문 목사는 얼마나 많은 신도가 모이고 충족한 재산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가진 달란트를 충성되게 나누고 확장하느냐’로 교회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크든 작든 다른 교회와 이웃을 섬기고 나누며 복음을 살려내야 할 소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0년 동안 최소 500개 교회를 도와 섬기고 500명의 주의 일꾼을 길러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작은 교회들 뭉쳐 ‘봉사 큰손’ 됐다
입력 2018-08-1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