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여성 살해·암매장 5명 구속… 폭우에 토사 유실되자 옮겨 묻어

입력 2018-08-13 18:29
군산 살인 및 사체유기 관련 검거 설명회가 1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실시된 가운데 군산경찰서 황인택 형사과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빌라에 함께 살던 여성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몰래 묻은 20대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사체 유기 등 혐의로 A씨(23)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5월 12일 군산시 소룡동 한 빌라에서 B씨(23·여)를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속된 5명과 숨진 B씨는 지난 3월부터 방이 두 개인 빌라에서 함께 살았다.

A씨와 B씨 등 4명은 주인 C씨(26) 부부가 지난 2월 “같이 살 동거인을 구한다”며 SNS에 낸 광고를 보고 찾아왔다. 이들은 생활비로 각각 10만원을 냈지만 직장에 다니지 않던 B씨는 대신 청소와 설거지 등을 맡았다.

A씨 등 2명은 사건 당일 오전 9시쯤 ‘살림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B씨와 다투다 10여분간 B씨를 폭행했다. 이후 B씨가 숨지자 다른 3명과 공모해 오후 5시쯤 차에 실은 뒤 20㎞가량 떨어진 야산으로 옮겨 시신을 묻었다. 이들은 비가 많이 와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보고 지난달 말 다시 시신을 20㎞가량 떨어진 들판으로 옮겨 매장했다.

경찰은 피의자 중 일부가 지인에게 ‘사람을 암매장했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수사에 착수,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추궁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 받고 유기 장소에 동행해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특히 경찰은 암매장 과정에서 시신의 부패를 빠르게 하기 위해 화학약품을 뿌렸다는 일부 피의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추가 범죄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