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가 영세 자영업자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핵심 자원인 ‘카드결제 빅데이터’를 앞세워 영세 자영업자들의 마케팅을 돕는 무료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 모바일 직불서비스 확대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한 카드업계가 ‘자영업자 달래기’로 자구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신한카드는 소상공인 지원 마케팅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샵(MySHOP)’을 출시해 무료 제공한다고 12일 밝혔다. 마이샵은 가맹점과 카드 이용자를 할인 혜택 등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핵심은 카드사가 보유한 빅데이터다. 가맹점주가 ‘마이샵 파트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각종 할인이나 이벤트 혜택을 설정하면 카드사는 해당 가맹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카드 소비자에게 스마트폰 앱 ‘푸시 알림’ 등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을 알려준다. 커피 구매 이력이 많은 고객이라면 근처 카페의 할인 이벤트를 알려주는 식이다. 빅데이터를 통한 일종의 ‘고객 매칭 서비스’다.
카드 소비자도 자신이 선호하는 혜택을 카드사 앱에 등록할 수 있다. 해당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따로 쿠폰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이용 고객의 성·연령·시간대별 이용 현황 데이터를 확인하며 마케팅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의 사업 성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드사는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시키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빅데이터와 AI를 접목한 ‘링크(LINK) 비즈파트너’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카드 마이샵과 유사한 구조이고 무료다. 가맹점주가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삼성카드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카드사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전달한다.
삼성카드는 여기에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AI로 분석한 ‘소비 지도’를 결합하고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도로 경계나 시간·요일별로 소비 패턴이 다를 수 있는데, AI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더 정교한 분석 데이터를 내놓는 것이다. 홍보한 고객이 실제로 얼마나 매장에 방문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소비 정보가 쌓일수록 가맹점주들에게 더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고객과 가맹점이 상생하는 모델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C카드도 중소상공인 마케팅 서비스 ‘#마이태그’ 서비스를 출시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다. 연매출 5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 1000곳을 선정해 다음 달 고객 할인(캐시백)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 시스템의 데이터도 카드사들이 보유한 빅데이터 품질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서 보면 길거리에서 전단을 뿌리는 방식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더 높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빅데이터’ 활용해 영세 자영업자 지원 팔 걷은 카드업계
입력 2018-08-1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