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예비 기독교사 씸 쓰로(24·여)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김영식·김정태)이 지난 7∼10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개최한 제11회 기독교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9일 대회장에서 만난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자기와 같이 하나님을 믿는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에 힘을 얻은 듯했다. 그는 “언어가 다르고 습관, 문화가 다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캄보디아에도 이런 모임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사는 캄보디아 따이엔 지역은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교사에 대한 처우뿐 아니라 지위 자체도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을 믿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한국인 선교사가 세운 이삭학교에 다니며 하나님을 만났지만 이질감 때문에 처음엔 두통을 달고 살았다. 그는 “캄보디아는 불교국가다. 어려서부터 불교문화 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다 커서 예수님을 믿기가 힘들었다”며 “어려서부터 기독교 문화와 세계관을 보며 자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교육의 목적은 나 자신에게 있지만,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타인에게 있다”며 “‘배워서 남 주자’는 기독교의 가치관이 가장 큰 차이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는 내년에 세워지는 ‘꿈과 미래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다. 아직 교사 경험이 없는 그에게 기독교사대회는 다양한 현장의 일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그는 “아침마다 여러 선생님들이 각자의 경험을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다”며 “여러 선배 선생님들로부터 실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에서 온 기독교사 리타 다스(46·여)씨를 보며 큰 도전을 받았다. 인도 콜카타에 있는 아가페미션스쿨의 교장인 다스씨는 이번이 두 번째 참가다. 특별히 학교의 교사 관리 담당 선생님인 소마 몬달(35·여)씨를 동반했다. 씸씨는 이들을 보며 “이제 시작하는 제게 힘과 에너지가 됐다”고 말했다.
아가페미션스쿨은 올해로 개교 16년째를 맞이했다. 힌두교 문화권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교육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다스씨는 고백했다. 다스씨는 “주님의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줬다. 등을 돌렸던 학부모들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변화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누그러드는 것을 봤다”고 했다.
다스씨는 이곳에 오기 전 심적으로 부침을 겪었다. 16년이라는 세월만큼 학교 운영도 어느 정도 안정됐고 열매도 서서히 맺고 있었지만 그에 비례해 스스로는 점점 지쳐갔다. 그런 만큼 다스씨는 이번 대회의 주제 ‘교육을 새롭게 하는 예수’가 특히 좋았다고 했다. 다스씨는 “나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게 아니었다. 모두 같이 새로워지는 시간이었다”며 “내 연약함을 주께 고백할 때 주께서 회복시켜 주시고 또 성장시킨다는 말씀이 큰 울림이 됐다”고 말했다.
다스씨는 이제 막 교사의 길로 접어든 씸씨를 통해 16년 전 자신의 모습을 봤다.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진 내 학교만 생각했다”는 다스씨는 “나도 뭔가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씸씨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하나님 나라를 세우려는 분들에게 내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스씨는 인터뷰가 끝난 뒤 씸씨에게 다가갔다. 둘은 한참을 그렇게 대화했다.
천안=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배워서 남 주자’는 기독교 세계관 공감, 캄보디아서도 좋은교사운동 일어났으면…
입력 2018-08-1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