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아온 민족…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 맞도록 이끌어주소서”

입력 2018-08-13 00:01
기독 청년들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아현교회에서 열린 ‘2018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에서 남측과 북측 성경, 십자가, 비무장지대 흙 등 화해와 통일 시대의 상징물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우리 민족이 70여년간이나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간의 분수령에서 우리 민족의 삶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도록 이끌어주옵소서. 마음과 마음을 열고 화해와 통일로 이어지는 평화와 번영의 새 역사를 이루어 주옵소서.”(2018년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12일 ‘2018년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에서 낭독된 남북공동기도문 중 일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이홍정 총무) 화해·통일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아현교회에서 ‘우리는 평화를 도모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추구합시다’를 주제로 한반도 평화통일 및 지구촌 평화를 위해 세계교회와 함께 기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예배는 매년 8월 15일 직전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로 지키기로 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결의에 따른 것이다. 남북공동기도문은 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함께 만들었다. 세계교회에 배포할 예배문은 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작성했다.

예배에서는 민족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길을 제시하는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남북교회가 구현하자는 고백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남북교회에 힘을 주셔서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왕래, 평화조약 체결,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등을 간구했다.

설교를 맡은 유낙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원심력을 극복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심력을 강화하려면 한 인간을 존중하고 위로하는 자세가 절실하다”며 “그리스도인이 위로자를 자처하며 한반도가 싸움을 멈추고 평화가 이뤄지는 땅이 되도록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나핵집 NCCK 화해·통일위원장은 파송사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신 건 주변 이웃과 함께 평화를 나누게 하기 위함”이라며 “평화는 폭력보다 강하며 갈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를 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평화가 차고 넘쳐흐를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